가끔 접하게 되는 진부한 스토리가 있다. 무술이나 요리의 고수의 제자가 비법을 훔쳐 자신이 고수인 척 부귀영화를 누리다 결국 패망하는… 하지만 의리나 명분이 실리를 이기기 힘든 지금 영화와 같은 결말은 드물다.

이마 윤곽 개선을 위한 수술 재료로 주문했던 칼슘 파우더 대신 사용했던 본 시멘트가 본 성형외과의 진로를 결정했다. 안면 윤곽 수술과 현미경 미세 수술을 비롯해서 다양한 재건수술과 미용수술까지 망라하던 서울 백병원의 전성기 멤버이자 그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성형외과 주임 교수로서 이마 윤곽 수술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발전시키는 일은 책임이자 즐거움이었다. 이마 수술 결과는 안정적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본 시멘트(메틸본드)의 우수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자연스러움을 넘어 언젠간 반드시 물이 차는 실리콘 보형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재료에 대한 믿음과 좋은 수술 결과를 위한 각고의 연구와 노력으로 두상성형의 노하우가 이루어졌다. 메틸본드를 이용한 이마 성형의 기본적 수술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반죽 상태의 본 시멘트를 이마에 주입하고 이마 모양을 리모델링 하면 끝이다. 그러나…

주입 당시의 반죽의 굳기에 따라 특정한 이마 모양을 만들 수 있는가 여부가 결정되고, 수술실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굳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시간 배분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외부 조건이 같더라도 두피의 두께나 연조직의 성질은 사람마다 다른데 그 영향으로 굳는 시간도 달라지고 높이 조절에 필요한 외부의 힘도 달라진다. 높이를 조절하는 힘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부와의 조화나 경계가 보이는 문제를 없애기 위한 특별한 기구도 자체 개발하여 사용 중이다. 흉터와 탈모를 줄이기 위한 절개 방법을 개선하고 절개 길이 축소를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디테일한 수술 술기도 필요하다. 절개의 위치를 어디로 하는가에 따라 주입되는 메틸본드의 양도 달라지고 만들어지는 모양도 다르게 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 이마의 볼록한 위치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데 일률적으로 같은 부위에 절개를 하고 수술하게 되면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가 없다. 특히 뒤통수와 정수리 수술의 경우 절개의 위치가 중요한데 수술자가 편한 위치에 절개를 하면 뒤통수와 정수리의 모양과 높이에 한계가 온다. 본원에서는 고난이도의 테크닉이 없으면 수술할 수 없는 절개 방식으로 수술하여 다양한 모양과 충분한 높이를 만들어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데 이 방법은 아직은 공개할 계획이 없다.

본인이 20년전 처음 개발한 방법과 지금의 수술법은 다르다. 발전과 개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본 성형외과에서 발표했던 최초의 논문(메틸메타크릴레이트(메틸본드)를 이용한 이마 성형술)은 이제 고전이 되었고 지금 그 방법 그대로 수술한다면 절대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오리지널은 결코 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는다. 끊임없는 연구로 발전하고 개선되는 결과는 충실한 기본적 원리와 자신이 개발한 수술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바탕인 오리지널만의 특권이다. 따라서 베끼기 바쁜 짝퉁 제작자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창조의 능력과 결과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화려한 것이 모두 가짜는 아니지만 화려하지 않은 가짜는 없다. 본질이 떨어지니 겉모습이라도 그럴 듯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손재주는 성형외과 의사의 필수 덕목이고 겉모습이 아무리 화려해도 모방과 표절은 존재 가치의 부재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밖에선 코웃음 치는 빛바랜 가치를 우리는 소중히 여기고 지켜 나갈 것이다.